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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야기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2장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지식을 추상화하고 추상화한 지식을 객체 안에 캡슐화함으로써 실세계 문제에 내재된 복잡성을 관리하려고 한다.

객체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것은 지식과 행동을 구조화하는 문제이다. - Rebecca Wirfs-Brock

객체지향과 인지 능력

객체지향은 세상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객체들로 분해할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인지능력에 기반을 둔다.

인간의 인지 능력은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개념적으로 경계 지을 수 있는 추상적인 사물까지도 객체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세상을 더 작은 객체로 분해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세상이 포함하고 있는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작은 몸부림이다. 

 

객체란 인간이 분명하게 인지하고 구별할 수 있는 물리적인 또는 개념적인 경계를 지닌 어떤 것이다.

객체란 식별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자동차처럼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일 수 있고, 시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구별 가능한 식별자, 특징적인 행동, 변경 가능한 상태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상태

객체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그 시점까지 객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느냐에 좌우된다.

어떤 행동의 결과는 과거에 어떤 행동들이 일어났느냐에 의존한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의 모든 행동 이력을 설명하지 않고도 행동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다.

(예: 앨리스가 과거에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모르더라도 앨리스의 키만 알면 문을 통과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기반으로 객체의 행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상태는 근본적으로 세상의 복잡성을 완화하고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숫자, 문자열,시간, 날짜, 참/거짓과 같은 단순한 값은 객체가 아니다. 

단순한 값들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다른 객체의 특성을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때로는 단순한 값이 아니라 객체를 사용해 다른 객체의 상태를 표현해야 할 때도 있다.

 

객체의 상태를 구성하는 모든 특징을 통틀어 객체의 프로퍼티(property)라고 한다.

프로퍼티는 변경되지 않고 고정되기 때문에 '정적'이다.

반면 프로퍼티 값(property value)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동적'이다.

 

객체와 객체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링크(link)라고 한다.

객체와 객체 사이에는 링크가 존재해야만 요청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링크는 객체가 다른 객체를 참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일반적으로 한 객체가 다른 객체의 식별자를 알고 있는 것으로 표현됨.

객체 간의 선으로 표현되는 링크와 달리 객체를 구성하는 단순한 값은 속성(attribute)라고 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과 다른 객체를 가르키는 링크라는 두가지 종류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객체 지향의 기본 사상은 상태와 상태를 조작하기 위한 행동을 하나의 단위로 묶은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행동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은 객체의 자발적인 행동 뿐이다.

객체가 취하는 행동은 객체 자신의 상태를 변경시킨다.

객체의 행동에 의해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것은 행동이 부수 효과(side effect)를 초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상호작용이 현재의 상태에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는가.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 상호작용이 어떻게 현재의 상태를 변경시키는가.

어떤 객체도 섬이 아니다.

객체는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다른 객체를 이용하고 다른 객체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객체는 다른 객체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협력하는 객체들의 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한다.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객체가 외부로부터 수신한 메시지다. 

객체는 수신된 메시지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면서 협력에 참여하고 그 결과로 자신의 상태를 변경한다.

객체는 협력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상태뿐만 아니라 다른 객체의 상태 변경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객체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객체의 행동은 이 두가지 관점의 부수효과를 명확하게 서술해야한다.

  • 객체 자신의 상태 변경
  • 행동 내에서 협력하는 다른 객체에 대한 메시지 전송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상태 캡슐화

객체지향에서 모든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율적인 존재이다. 

앨리스는 직접적으로 음료의 상태를 변경할 수 없고 음료에게 음료를 마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뿐이다.

음료의 양을 줄이는 것은 메시지를 전달받은 음료 스스로의 몫이다. 앨리스와는 무관하다.

 

객체가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행동뿐이며, 외부에서 객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행동 뿐이다.

객체의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외부로부터 전달된 메시지지만 객체의 상태를 변경할지 여부는 객체 스스로 결정한다.

송신자가 상태변경을 기대하더라도 수신자가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지 않는다면 송신자가 간섭할 수 있는 어떤 여지도 없다.

상태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행동을 경계로 캡슐화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객체의 자율성을 높인다.

식별자

객체가 식별 가능하다는 것은 객체를 서로 구별할 수 있는 특정한 프로퍼티가 객체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식별자)

모든 객체는 식별자를 가지며 식별자를 이용해 객체를 구별할 수 있다.

값과 객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식별자의 유무이다.

 

값의 상태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불변 상태(immutable state)를 가진다.

값의 상태가 같으면 두 인스턴스는 동일한 것으로 판단하고 상태가 다르면 두 인스턴스는 다른 것으로 판단한다. (동등성 equality)

 

객체는 시간에 따라 변경되는 상태를 포함하며, 행동을 통해 상태를 변경한다.

객체는 가변 상태(mutable state)를 가진다고 말한다.

식별자를 기반으로 객체가 같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일성(identical)이라고 한다.

 

상태를 기반으로 객체의 동일성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객체의 상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식별자란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구분하는데 사용하는 객체의 프로퍼티이다.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상태를 이용한 동등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해야한다. 객체는 상태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식별자를 이용한 동일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할 수 있다.

 

참 객체(reference object), 또는 엔티티(entity)는 식별자를 지닌 전통적인 의미의 객체를 가리키는 용어다.

값 객체(value object)는 식별자를 가지지 않는 값을 가리키는 용어다. 

 

객체지향의 세계는 상태가 변하지 않는 값과 상태가 변하는 객체들이 서로 균형을 맞추며 조화를 이루는 사회여야 한다.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상태를 먼저 결정하고 행동을 나중에 결정하는 방법은 설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1. 상태를 먼저 결정할 경우 캡슐화가 저해된다.

상태에 초점을 맞출 경우 상태가 객체 내부로 깔끔하게 캡슐화 되지 못하고 공용 인터페이스에 그대로 노출되버릴 확률이 증가.

2. 객체를 협력자가 아닌 고립된 섬으로 만든다.

상태를 먼저 고려하는 방식은 협력이라는 문맥에서 멀리 벗어난 채 객체를 설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협력에 적합하지 못한 객체를 창조.

3. 객체의 재사용성이 저하된다. 

상태에 초점을 맞춘 객체는 다양한 협력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사용성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객체의 행동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객체가 적합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어떤 행동을 원하느냐가 어떤 객체가 적합한지를 결정한다. 

객체의 적합성을 결정하는 것은 상태가 아니라 객체의 행동이다.

 

어떤 책임이 필요한가 결정하는 과정이 전체 설계를 주도해야한다. (책임 주도 설계 Responsibility Driven Design, RDD)

객체 지향은 현실 세계의 모방이 아니다.

현실 속에서는 수동적인 존재가 소프트웨어 객체로 구현될 때는 능동적으로 변한다.

현실의 객체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특징을 의인화(anthropomorphism)라고 부른다.

의인화 관점에서 소프트웨어를 생물로 생각하자. 모든 생물처럼 소프트웨어는 태어나고, 삶을 영위하고, 그리고 죽는다.

 

현실 세계와 객체지향 세계 사이의 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은유(metaphor)이다.

객체는 현실 속의 객체에 대한 은유다.

은유 관계에 있는 실제 객체의 이름을 소프트웨어 객체의 이름으로 사용하면 표현적 차이를 줄여 소프트웨어의 구조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객체 지향 설계자로서 우리의 목적은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상한 나라를 창조하기만 하면 된다. 

현실을 닮아야 한다는 어떤 제약이나 구속도 없다. 

여러분이 창조한 객체의 특성을 상기시킬 수 있다면 현실 속의 객체의 이름을 이용해 객체를 묘사하라.